1. 줄거리
주인공 중 한 명인 토니 발레롱가는 뉴욕의 나이트클럽 종업원이면서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며 생계를 유지해 나갔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인종차별의 면모도 갖고 있다.
두 달간 일을 하던 클럽이 문을 닫게 되자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전당포에 시계를 맡겨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른다. 그러다 우연히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그를 고용한 사람이 바로 '흑인'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 8주간 미국 남부를 돌며 순회공연을 위하여 토니를 고용한 것이다. 면접 당시엔 셜리가 옷 다림질과 구두닦이 등을 요구하자 토니는 면접자리를 박차고 나갔는데, 주변인들에게 토니를 추천받은 셜리는 그의 조건을 수용하기로 하고 그의 아내에게까지 직접 허락을 맡으며 토니를 채용하게 된다.
토니는 공연 기획사 담당자에게 '그린 북'을 건네받은 뒤 투어를 시작한다. 그린 북이란 당시 심한 인종차별로 인하여 흑인 여행자들의 숙박 및 식사가 가능한 곳들을 지역별로 모아놓은 책으로 1936년 발행된 실존하는 책이라고 한다.
여행시작부터 토니와 셜리는 성격이나 관심사 등이 모두 달라 어려움이 예견되었다. 특히 함께 행사에 참여해야할 토니의 껄렁껄렁한 행동과 말투 등이 마음에 안 들었던 셜리는 토니의 그런 점들을 고쳐보려 하지만 주변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토니는 셜리의 말을 무시해 버린다. 그래도 책임감이 강했던 토니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로만 공연하는 셜리의 피아노에 문제가 생기자 피아노를 바꿔주기도 한다.
삐걱거리던 그들의 관계는 사소한 배려들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게 되는데, 셜리는 문법과 문맥이 엉망인 토니의 편지를 유려한 문장들로 바꿔주기도 하고, 이탈리아계 특유의 짧은 발음들도 교정해준다.
그렇지만 남부 지역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들로 인해 셜리가 바에서 백인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하고, 정장을 사러 간 양장점에서 사지 않을 거라면 시착해보는 것 또한 거절당했으며, 화장실도 백인은 저택 안에 위치한 화장실, 흑인은 야외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을 쓰게 되는 상황들을 겪게 된다. 셜리는 그런 상황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토니는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같이 투어를 하던 올레그가 북부 지역 투어만 했다면 3배 많은 수입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지역의 흑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하여 굳이 남부투어를 선택했다고 토니에게 알려준다.
투어 중 토니 또한 이탈리아계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고 경찰을 폭행하여 경찰서에 감금되기도 했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토니와 셜리의 갈등과 화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2. 평가
그린북은 평론가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았고,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극찬을 받은 영화이다. 또한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명작 영화임을 증명했다.
3. 감상평
인종차별을 다룬 영화라길래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를 생각했다. 또 주인공인 백인과 흑인의 갈등과 극복 그리고 우정을 다루며 감동을 주는 영화라는 당연한 내용을 생각했다. 내용에 대한 내용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무거운 느낌의 영화는 아니었다.
인종차별이란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토니의 유쾌한 성격으로 분위기를 너무 가라앉지 않게 잡아 두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의 차별은 현실보다 심했다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혀 싸울 마음이 없는 흑인에게 총으로 위협하고 화풀이 혹은 재미를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백인들의 모습은 현재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 지금도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데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에는 더 심했을 것이다.
인종도, 성격도, 관심사까지도 공통점이 없던 그 둘이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무언가 큰 사건으로 그들이 급격히 가까워지진 않았던 것 같다. 투어를 위해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음식을 나눠먹고 살아온 이야기와 관심사를 나누며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처음엔 셜리에게 편견을 가졌던 토니도 셜리가 겪는 차별들을 보며 연민을 느끼고 자신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들이 감동적이었다. 나 또한 셜리가 겪는 차별들을 덤덤하게 넘기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4. 영화 속 명대사
"폭력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품위를 유지할 때만 이길 수 있다."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
"세상에는 먼저 움직이는 것이 두려워서 외로운 사람들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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